뒤에 올 여성들에게 (마이라 스트로버 저/ 제현주 역 (동녘))
[뒤에 올 여성들에게] 처음 재미 여성과학자 모임을 갔을 때였다. 연사로 오신 분께 인사를 드리는데, 앞으로 이 모임을 위해서 힘써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전 아직 어려서요’ 그때는 어렸다. 한국서 박사 마치고 미국으로 포닥을 온 지 막 1년이 넘었었다. 미국 사정도 모르는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어리다는 말이 다였다. “그럼, 빨리 크세요!” 그분은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했었다. 그 한마디가 거의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내 마음에 남아있다. 종종 ‘내가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자책의 순간이나 슬럼프의 문턱에서 꺼내 보는 말이 되었다. 평생을 노동의 관점에서 싸워온 페미니스트 경제학자 ‘마이라 스트로버’의 회고록 [뒤에 올 여성들에게]는 희미한 의미로 내 마음에 남아있던 “빨리 크세요”라는 말의 의미..
2019. 4. 7. 0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