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커밍 (미셸 오바마)
크리스마스 연휴, 춥지 않은 동남부에 사는 우리 식구는 눈 구경은 글렀기에 차라리 바다를 보자 싶어 남쪽으로 달렸다. 수확이 끝난 드넓은 목화밭과 소와 말이 늘어지게 누워있는 들판을 지나 야자수들이 즐비한 플로리다에 도착했다. 바다와 눈 보기 쉽지 않은 우리 아이들에게는 설탕같이 고운 데스틴의 모래밭이 최고의 놀이터였다. 뛰노는 아이들이야 상관없지만 스산한 바닷바람이 들이치는 바닷가에 자리를 잡고 “미셀 로빈슨 오바마”의 [비커밍]을 한번에 주르륵 읽어버렸다. 겉으로 화려한 퍼스트레이디의 회고록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세계 최강국의 퍼스트레이디 이전에, 아내이자 엄마이자 커리어 여성이자 남부 노예 출신의 조상을 둔, 시카고 흑인 동네 출신인 한 여성의 이야기이다. “Becoming Me, Becomin..
2019. 3. 29. 0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