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생 김지영 (조남주 저, 민음사)

2019. 4. 19. 11:42서평

1 넘게 셀프펌으로 견뎌오다, 여름이라 감당이 안되는 곱슬머리를 처리하러 반차를 내고 미용실에 앉았다. 원장님의 2시간 반이면 된다는 소리는 3시간 이상은 걸릴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기에, 킨들에 담아두었던 “82년생 김지영 읽기 시작했다.

나보다 3 어린 김지영씨, 그녀의 삶이 고스란히 가슴속에 아려온다. 픽션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사실적인 김지영씨의 이야기. 한국에서 자란 30대의 여자라면, 아마 김지영씨의 삶의 어떤 한부분이라도 공감할 없는 부분이 없지 않을 것이리라… 


내가 살아온 삶도 그녀와 많이 다르지 않았다. 여자라고 뒤쳐지지 않기위해, 열심히 실험해서3년만에 박사를 끝냈고, 미국이라는 나은 상황이지만, 아이 낳고 못한다는 소리 들을 까봐, 눈치보며 하루 두면 유축하며 남들이 2-3일에 할일 하루에 끝낼려고 이악물로 일했었다. 논문 시간이 없다고 남자 선배에게 하소연했더니, 실험을 연구실에서 밖에 못하니, 논문은 집에서 있는거 아니냐고 이야기 할때는 그냥 입을 닫아버렸다. 퇴근하면서 큰아이를 픽업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또다른 풀타임 잡이 있는 내게 자료들을 펴놓고 논문을 공간도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었다. 속으로 선배는 퇴근 아내가 있기 때문에 선배에겐 가능한 일이라고 이야기 주고 싶었었다


근대화는 여자에게 공부할 있는 기회와 일할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지만, 정작 근대화로 성장한 사회는 여자에게 균등하지 못한 기회와 차별적인 임금과 가족을 위한 희생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남편이 벌어온 돈으로 1500원짜리 커피한잔 사먹으러 나갔다가맘충이라는 소리를 듣고,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던김지영씨처럼

 

 


직장맘으로 여기저기 눈칫밥 먹으며 살아가는 다른김지영씨들, 남편의 경력을 위해 박사학위 받고도 미국서 못하는 비자로독박육아하고 있는 다른김지영씨들, 친구들, 선배, 후배들이 처한 지금의 상황들이 다른김지영이라는 이름으로 지금도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책을 읽고 들었던 먹먹한 마음이 몇일간 마음속에 계속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