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넬라와 호텔

2019. 7. 17. 22:25과학이야기

 

필라델피아의 벨뷰-스트랫 포드 호텔

CDC 에 있는 작은 박물관에는 흑백의 호텔 사진이 하나 걸려있다. 1976년 필라델피아에 약 2000명의 재향군인들이 벨뷰-스트랫 포드 호텔에서 연례행사를 가졌다. 1776년 필라델피아에서의 미국 독립 선언서 체결 2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와 맞춰서 진행된 이 행사는 무더운 7월 시원한 호텔 안에서 진행되었다. 행사가 끝나고 3일 후, 61세의 미공군 대장이었던 레이 브래넌을 포함한 39-82세 사이의 사람들이 피곤함, 가슴 통증, 폐 울혈 및 발열의 증세를 보이다 사망했다. 총 182건의 발병자가 확인되었으며 그 중 29명이 사망했고, 그들은 모두 행사 참석자이거나 호텔에 관련된 사람들이었다.

 

Centers for Disease Control medical technologist George Gorman ( left ) and Jim Feeley, examining culture plates upon which the first environmental isolates of Legionella pneumophila had been grown (위키피디아)

CDC 는 호텔에 대한 역학 조사를 시작했다. 질병의 이동 경로, 외부 원인등을 조사하다 결국 호텔의 환경으로 초점이 옮겨져, 1977년 1월이 되어서야, “레지오넬라”균에 의한 전염이었음을 밝혀냈다. 레지오넬라균은 호텔의 에어컨 냉각탑에서 번식하고 있었으며, 이 발견을 통해서 에어컨 제어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촉발 시켰다.
이 전염병에 대한 원인을 찾아내는데 6개월이나 걸린 이유는 그 당시에 비슷하게 사망자를 냈던 인플루엔자 발병과의 혼동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CDC 연구원들은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라고 판단해 바이러스를 분리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쏟았던 것으로 보인다.

 

 

레지오넬라균은 “Philadelphia fever” 혹은 “Legion Fever” 등의 이름으로 불렸었으나, 현재는 재향군인을 뜻하는 legion 과 폐 감염 (pneumophila)을 일으킨다고 하여 “Legionella pneumophila”라고 명명한다.

 

1976년이 아닌 2019년에도 레지오넬라증은 미국내에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레지오넬라는 개수대나 샤워헤드, 에어컨 냉각탑, 온수탱크, 대용량 배수시스템 등 물이 있는 곳, 그리고 인구밀도가 높은 곳일 수록 집단발병률이 늘어나고 있다.
오늘 아침 뉴스를 보는데, 애틀랜타의 쉐라톤 호텔에서 레지오넬라증이 발병해서 호텔을 폐쇄했단다. 애틀랜타의 꽤 큰 호텔이 레지오넬라로 문을 닫았다니, 1976년의 필라델피아의 벨뷰-스트랫 포드 호텔 사진이 문득 떠올랐다.

 

레지오넬라증의 예방 및 관리방법

http://www.cdc.go.kr/CDC/cms/content/mobile/50/8050_view.html?fbclid=IwAR3MizmexXL6WU5_f3KGg-x6jU1tGIWLzgSv6VD1GVyUk3FtxJ_7DyqWF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