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1호, 그리고 이동 격리실

2019. 7. 20. 02:02과학이야기

달착륙 50주년을 맞이해 CDC박물관의 두 번째 흥미로운 사진을 소개한다. CDC 박물관 한쪽 기둥에는 아폴로 11호의 사진이 붙어있다. 지금이야 CDC나 NIH가 우주인들의 마이크로바이옴, 유전자 변형 등의 많은 생물학적, 의학적 교류를 NASA와 하고 있지만,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했던 1969년 과연 NASA와 CDC는 무슨 연관이 있었던 걸까?

1969년 7월 16일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버즈 알드린은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지구부터 달까지 4일간의 임무를 시작했다. 닐 암스트롱은 온전히 전신을 우주에 노출시킨 채 달에 첫 발을 내딛는 세계 최초의 인간이 되었다.

 

 

아폴로 11의 달착륙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기술적인 측면 외에 사람들은 어떤 두려움을 갖고 있었을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969년 당시 달의 표면에 대한 정보가 미미했던 시절, ‘지구에 없는 병원체가 달 표면에 존재한다면, 아폴로호가 다시 지구로 돌아왔을 때 지구인들을 감염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은 실제로 많은 두려움을 남겼다. 달에서 지구까지의 교차오염에 대한 잠재적 위험은 달착륙 프로젝트에서 고려해야만 하는 매우 실질적인 위험 중 하나였다. 1963년 NASA는 달에 있는 어떤 생명체로 인한 오염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는 계획을 달착륙 프로젝트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한다. 1965년 지구 보호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위원회가 결성이 되고, CDC의 참여가 이루어진다. CDC는 당시 병원 내 포도상구균 박멸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었고, 이 연구는 지구를 달로부터 달을 지구로부터 보호하려는 시도로까지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NASA의 마틴 파베로 박사 연구팀은 우주선 자체의 모든 구성 요소와 조립과정에서 오염 제거(decontamination) 과정을 수행하였으며(1) 우주선의 무균설비를 위한 연구는 후에 병원의 무균설비를 위한 표준절차로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달에 갔다 온 우주인들은 부츠와 장갑을 달에 남겨두고,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제거하고 수산화 리튬 용기를 통해 여과된 공기를 가지고 지구로 돌아왔다. 태평양에 착륙해서, 그들은 오염 제거복을 착용하고, 요오드 요액을 뿌리고, 이동성 격리실 (Mobile Quarantine Facility, MQF)로 들어갔다. 이동성 격리실은 바다에서는 배를 통해, 하늘에서는 비행기를 통해, 땅에서는 트랙터를 통해서 휴스턴에 있는 Lunar Receiving Laboratory(LRL)까지 옮겨지게 된다. 당시 1,100만 달러의 시설비가 들었다고 하는 이동성 격리실은 21일의 격리 기간이 끝날 때까지, 만약에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의사, 엔지니어, 생물학자와 요리사가 대기하며 함께 지냈다고 한다. 이동성 격리실은 35피트의 Airstream 트레일러로, 격리된 숙박 시설과 생물학적 격리를 통해 검역을 목적으로 설계되었으며, 최대 6명을 10일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이었다(2). 외부는 알루미늄으로 밀폐하였고, 환기 시스템은 생물학적 격리를 위해 음암을 제공하였다. Decontamination airlock을 통해 달에서 채취한 시료를 실험실로 이동시켰다. 라운지, 조리실, 침실 및 욕실을 갖춘 이 시설은 디젤 발전기와 배터리로 내부적으로 구동되며 선박 및 항공기 전력 시스템과 연결할 수 있었으며, 식사 준비를 위해 사용된 새로운 기기는 전자레인지였다.

3 명의 우주인은 달에 다녀온 76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 동안 이동 격리실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들을 환영하는 환영식과 닉슨 대통령과의 첫 만남도 이 이동 격리실 앞에서 유리창 너머로 이루어졌으며, 그들의 아내도 유리창 너머로 키스를 날렸다.

 

 

현재를 사는 우리는 달에는 병원균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할 수 있는 한 모든 안전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했다. 반대로 지구의 미생물 같은 생명체를 우주환경으로 옮기는 것을 제어하는 것은 지구 밖의 잠재적인 생명을 찾는 임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67년 “Outer Space” 조약에 규정된 현재의 오염 제거 및 격리에 대한 절차와 방법은 국제과학위원회(ICSU)의 산하기관인 우주 연구위원회(COSPAR)에 의해서 개발되었다. 우주인의 임무에 따라 절차가 달라지며, 행성 비행선, 달 궤도 임무, 소행성 착륙등은 잠재적인 생물학적 위협을 지니며, 5가지 분류로 나누어진다(3). 인류는 끊임없이 우주의 또 다른 생명체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주의 강한 방사선과 극한의 환경에 살아남은 그 무언가가 있다면, 과연 지구는 그에 대해 안전할 수 있을까? 무인 달 탐사선 Surveyor3의 카메라에서는 포도상구균이 생존했으며, 콜로니를 형성함과 동시에 3년 동안 살아남았다(4). 화성 탐사의 Viking Lander는 100,000 멸균실 (공기 1 입방미터당 0.5마이크론 이상의 입자가 100,000개 미만을 의미)에서 만들어지며, 모든 구성요소가 발사를 위해 조립되기 전에 섭씨 115도에서 50시간 이상 멸균시키며, 과산화수소 증기의 마지막 과정을 통해 무균상태를 만든다.

 

 

Simulation of the arrival and “docking” of the MQF at the Lunar Receiving Laboratory (LRL). NASA

현실에서 SF영화에서 보는 각기 다른 행성을 슝슝 날아다닐 수 없는 이유는 시공간적 이유 외에도 지구가 다른 행성을 보호하고, 다른 행성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해야 하기에 생물학적으로 현실성이 없다. 우주의 다른 곳에서 ‘생명’을 만나는 일은 엄청난 일이다. 그러나, 그 기회는 결코 인간에게 값없이 위험 없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Kate Rubins @ ISS / NASA

다시 CDC로 돌아와서, 몇 년 전 NASA의 우주인 Kate Rubins 은 CDC를 방문했다. 그는 ISS(우주정거장)에서 115일은 머물며 최초로 DNA sequencing을 한 사람으로 전직 CDC 연구원이었다. 그는 무중력과 다른 우주환경이 생물학적 실험을 진행하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처럼, 현재 NASA에서는 우주환경에서 인간의 신체변화에 대한 "Human research Program"을 여러 정부기관 및 교육기관과 함께 수행 중이다. 언젠가 인류가 화성 이주를 하게 될 날이 온다면, 인간은 어떤 위험에 있으며, 어떤 의학적 기술이 필요한지, 어떤 설비가 필요한지에 대한 연구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 https://ntrs.nasa.gov/archive/nasa/casi.ntrs.nasa.gov/19660021053.pdf

[2] https://www.nasa.gov/feature/50-years-ago-mobile-quarantine-facility-arrives-in-houston

[3] https://planetaryprotection.nasa.gov/categories

[4] https://www.space.com/11536-moon-microbe-mystery-solved-apollo-1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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